딸의 생일날. 아빠이자 남편인 한 남자가 아무 이유 없이 아내와 딸을 남겨둔 채 가출한다. 아내와 딸은 그를 기다리지만, 그에게선 아무 소식이 없다. 몇 일 뒤, 경찰서에서 그를 발견했다는 연락이 온다. 아내는 그에게 가출의 이유를 묻지만, 그는 화만 낼 뿐 대답하지 못한다. 다음날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놀러 나가던 남자와 딸은 심하게 싸우는 부부를 만나게 되고 남자는 그곳에 딸을 버려두고 도망친다. 그리고 드러나는 그의 과거는...
연출의도
가정폭력의 1차적 피해자는 신체적으로 혹은 물리적으로 상처를 입은 사람들이다. 그러나, 폭력의 더 큰 고통은 그것에 대한 기억이 아닐까 싶다. 가정폭력에 대한 기억을 가진 채, 가정을 꾸려가야 하는 사람들의 모습. 그 속에서 발생하는 파괴 행위는 피해자 한 사람뿐만 아니라 주변의 사람들 그리고, 세대와 세대로 이어지는 것임을 보여줌으로써, 현대적 가족관계 또한 여전히 불안하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