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후기의 몰락한 무사 집안. 간간이 청해오는 대결을 준비하기 위해 아침 일찍 검을 닦고 몸을 단정히 하는 무사와, 행여나 몸이 상할까 걱정하며 배웅하는 부인...
자신이 믿고 있는 경지를 위해 죽음을 넘나드는 대결을 펼치는 무사들의 모습도 이제는 지나가는 보부상의 돈내기 거리에 지나지 않는다. 힘겹게 끝낸 싸움 후에 계속 반복되는 도전 속에서 무사가 느끼는 평온함은 대결 전 잠깐 취하는 휴식시간이 전부일지도 모른다.
연출의도
가고자 하는 길을 간다는 것은 겉보기처럼 결코 아름답거나 환상적이지 않다. 주위의 걱정 어린 시선과 차가운 냉소를 견뎌내게 하는 것은, 인내나 신념이 아닌 체념일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