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자가 있다. 그녀의 일상은 평범해 보인다. 그녀는 자신의 자그마한 공간에서 사랑하는 연인에게 선물할 스웨터를 뜨고, 그가 좋아하는 음식을 정성껏 만드는 것이 그녀의 유일한 기쁨이다. 그러나 시간이 되면 떠나야 하는 그를 잡을 수 없고 안타까움으로 늘 초조하고 불안하다.
그녀는 즐거운 어느 토요일, 집으로 돌아가려던 연인을 죽인다. 그녀는 사랑하는 연인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그를 위해 뜨던 스웨터를 완성하는 것뿐인 듯 뜨개질에 빠져 있다.
마침내 스웨터를 완성하고 사랑하는 사람의 식어버린 가슴에 스웨터를 덮어준다. 그의 낡은 구두가 눈에 들어오고 차가워진 가슴을 만질 때 그녀의 울음이 시작된다.
연출의도
1. 제한된 한 공간에서 벌어지는 극한 상황을 그리고 싶었다.
2. 여자의 모습이 우리의 일상 속에 벌어질 수 있는 한 단면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서 있는 이 공간의 벽 저 쪽에는 일그러진 모습의 그들이 있을 수 있다는 가정에서 드라마는 시작된다. 그래서 여자의 방을 길가에 위치한 집으로 설정, 외부의 소음들을 맴돌게 했다.
3. 연인의 관계가 스웨터와 털실을 매개로 이어지고 있고 결국은 스웨터의 몸통과 소매를 연결하기 위해 사용되는 코바늘에 의해 남자는 살해된다. 두 사람의 관계는 결국 그런 구도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