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수영교실에서 물안경을 잃어버려 곤욕을 치른 후 지영에게 물은 공포의 대상이다. 성인이 된 지금도 물 속에서 눈을 뜨지 못하는 지영은 기말 수영시험과 진로를 두고 불안하기만 하다.
과외를 가르치던 조숙한 여고생 수경에게 물안경이 있음을 알고 빌리려 하지만 빌려주기로 약속한 날 수경은 집에 없다.
별러오던 가출을 감행한 수경은 그날 밤 비가 오는 옥상에서 비상을 꿈꾸고, 지영은 자신의 꿈속에서 아직도 눈을 뜨지 못한 채 물 속을 헤매고 있다.
연출의도
인생의 각 단계마다 해결해야 할 문제들은 항상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그것을 넘어서고 돌파할 때 우리는 비로소 진정한 성장을 하게 된다. 특히 ,청년기에는 진정한 한사람의 사회적 성인이 되기 위해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불안과 막막함에 직면한다. 꿈과 현실, 자신의 능력과 이상에 대한 갈등을 겪을 때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답답함에 나에게 길을 보여줄 그 무엇인가가 절실해짐을 느낀다.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이런 막막함과 두려움, 그 안에서 길을 찾고 싶은 심정을 묘사해 보고자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