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99년 여름, 18세의 영선과 선경은 내기를 한다. 여름방학 동안 누가 더 재미있는 여름을 보내는지. 선경은 깜짝 놀랄 일을 할거라고 자신만만하지만 영선은 엄마, 아빠와 함께 바다에 가야 한다고 말한다. 드디어 바다로 떠나는 날 아침, 영선은 우울하다. 자신의 기분에만 취해있는 엄마와 말이라곤 통하지 않는 아빠. 아무튼 세 가족은 바다로 떠난다. 하지만 인적이 거의 없는 어느 도로에서 고물차는 고장으로 멈춰 선다.
연출의도
고교 시절의 외로움, 가족간 의사소통의 단절, 그리고 성장. 이런 것들을 여름여행이란 이야기를 빌어 나타내고 싶었다. 뜨거운 태양 아래 한쪽 어깨를 축 늘어뜨린 채 걸어가는 여고생의 뒷모습을 보며, 그녀의 여름을 상상해 보았다. 그때를 돌이켜보면 우린, 큰 것을 원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자그마한 일상에서의 탈출구. 그런 것들이었다. 그런 탈출구들이 모여 우린 성장해 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