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일상을 살던 한 남자가 느닷없이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연행되고 취조실에서 형사들이 그린 그림표대로 짜 맞추기를 당하다가 억지임이 드러나 영장이 기각되고 풀려나지만 연행될 때 형사들이 가져간 컴퓨터는 영영 잃어버리고 만다. 그가 쓴 시 1백편이 들어있는 컴퓨터, 시를 찾고자 하는 그의 노력은 국가보안법 15조(국가보안법을 어긴 사람에 대해서는 압수물을 폐기 또는 국가 귀속할 수 있다)에 의해 무산된다. 그러나 20년 후 아이들이 개마고원에 소풍을 가는 시대, 검찰의 증거물이 되어 지하 창고에 갇혀 있다 세상 밖으로 나온 컴퓨터는 그저 먼지 쌓인 골동품이 되어 있을 뿐이다.
연출의도
단편영화 <내 컴퓨터>는 신문에 난 작은 기사 하나 때문에 시작되었다. 구속영장이 기각되어 자신은 풀려났지만 압수된 컴퓨터는 돌려 받을 수 없게 되었다는 한 남자의 사연을 우연히 보고 "이거 완전 영화같은 얘기네" 하다가 민가협에서 인권영화를 준비중이라는 소식을 듣고 이 소재를 추천하다가 직접 만들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