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평범한 가족. 아무런 문제도 없어 보이는 중학생 “주민”에겐 사실 남다른 고민이 있다. 일 년 전부턴가 시작된 생리가 그것이다. 한 달에 한 번 정도 쏟아지는 피를 받아내며 아무에게도 말 못하는 나에게 또 다른 고민이 생겨나기 시작한다. 밤마다 꾸는 악몽이 그것이다. 누군가가 자기의 침실로 찾아와 자신을 난도질한다. 점점 더 구체화되고 선명해지는 악몽. 나를 찾아와 죽이는 이는 바로 부모였던 것이다. 어릴 적 불구라는 이유로 살해당한 쌍둥이 누이가 내 몸 속으로 들어와 나 자신에게 얘기한 것이다.
연출의도
남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적어도 이 단편은 픽션으로 끝나길, 재미로 보여지길 바랬다. 하지만 모두 공감한다. 부모를 죽여서 냉장고에 넣어놓고, 자식을 살해해 앞마당에 매장한다. 우리는 가끔 이런 이야기를 신문한 쪽 건조한 서체로 접하곤 한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이런 이야기를 받아들이는 나의 마음도 무뎌지고 건조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