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4학년인 아이1은 언제나 옆 짝꿍 아이2 때문에 학교에 가는 것이 달갑지 않다. 아이2는 다른 아이들과는 잘 어울리지만 소심한 아이1에게는 유독 심술을 부리곤 한다. 수업시간 도중, 왼손잡이인 아이1이 아이2의 팔을 실수로 건드리게 되자, 아이2는 아이1의 팔꿈치를 사정없이 내리치며 필통에서 칼을 꺼내 책상 위에 긋기 시작한다. 아이2는 책상의 선을 경계로 다른 시간과 공간을 느끼게 되는데…
연출의도
기억이란 때론 지극히 주관적이고 선별적이어서 알 수 없는 기억의 경계에서 헛갈리게 하곤 한다. 초등학교 교실의 풍경은 모두에게 엇비슷한 기억으로 남아 있지만, 책상에 그어진 뚜렷한 흔적처럼 선명한 기억은 이제 아무에게도 남아 있지 않다. 우리가 잃어버린 기억처럼 조금씩 잊혀지는 시간의 공간을 그려보고자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