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벽증에 걸린 아빠는 출근하다가 집안 복도에서 벌레를 밟아 걸레로 열심히 닦는다. 건망증에 걸린 엄마는 아침에 설거지를 하다가 아빠의 전화를 받고 빗을 던진다는 걸 잊고 들고 있던 식칼을 던진다. 불면증에 걸린 오빠는 잠이 안와서 뒤척이다가 수면제를 먹으려 한다.
과수면증에 걸린 나는 매일 버스에서 잠을 자다가 종점까지 간다. 이 가족들이 모처럼 외식을 하러 가는데…
연출의도
현대인들은 과도한 업무, 갖은 스트레스 등으로 많은 강박관념과 노이로제에 시달린다. 이러한 것에서 우리들도 예외는 아니다. 우리에게 비교적 친숙한 노이로제인 결벽증, 건망증, 불면증, 과수면증을 한 식구의 구성원들을 통해 표현하며 그들을 통해 가족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고 싶었다. 그들은 서로의 노이로제로 때로는 놀라지만 무관심한 듯 하면서도 서로에게 잘 적응하며 살아간다. 가족은 어쩔 수 없이 가족이란 것을 표현해 보고자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