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가에 인접한 어느 산골에 언어장애를 가진 엄마와 단둘이 사는 꼬마, 동아. 자신의 아지트를 만들어 갖가지 잡동사니를 수집하고 개구리, 토끼와 놀며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이 그에겐 전부이다. 그리던 어느 날, 엄마에게 눈독을 들이던 시장 단속원은 술에 취한 채 동아의 엄마를 겁탈하고 만다. 장이 서는 날 밤, 동아는 대나무를 날카롭게 깎아 죽창을 만들어 술에 휘청거리는 단속원에게 달려든다. 하지만, 동아는 그 사내를 찌를 만큼 잔인하진 못하다.
연출의도
어린 시절의 단절감과 거기에서 오는 타인에 대한 적대감을 어떤 이야기 형식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다. 어렸을 때 내가 놀던 산, 강가 등을 배경으로 이야기보다는 자연의 이미지에 비중을 두고 싶었다. 과거의 순간 순간들의 아름다운 이미지들을 떠올리듯 그렇게 기억의 이미지를 만들고 싶었다. 조금은 힘에 겹더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