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경은 어릴 때 살던 집에 드나들며 아빠를 기억한다. 그러나 재개발사업으로 인해 동네가 점점 사라져가기 시작하고 유경은 마지막 방문을 해야한다.
연출의도
때때로 어느 특정한 장소에 가면 마음 깊은 곳에 숨어있던 기억이 떠오르는 경우가 있다. 나의 경우에는 어릴 때 살던 집이 그러하다. 그 곳에 살지 않은지 아무리 오래 되었어도 여전히 ‘우리집’이라고 부르게 되는 이유는 그 집이 나의 숨어있던 기억을 꺼낼 수 있는 유일한 열쇠이기 때문이 아닐까.
그런데 '우리집'이라는 열쇠도, 그 곳에 숨은 기억도 시간을 거스르지 못하고 도시 재개발 사업이라는 이름 아래 사라져가기 시작했다. 낡은 물건이라도 간직 하고 싶은데 쉽지 않았다. 나는 비로소 받아들이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건 인사뿐이라는 것을.
이 영화는 실제로 예전에 내가 살던, 도시 재개발 사업이 진행중인 동네에 가서 찍은 것이다. 철거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었다. 나의 짧은 마지막 방문을 남겨 놓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