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가 집을 비우며 무능력하고 가부장적인 할아버지 석구와 자폐증을 가진 동석이 집에 남게 된다.
동석과 함께 빨래도 널고 짜장면도 시켜먹으며 하루를 보내는 할아버지.
동석이는 석구가 자는 새 밖으로 나가고, 경비가 찾아와 동석이가 옥상에 잔뜩 낙서를 해놓은 것을 항의한다.
술에 취해 잠이 들었던 할아버지는 사이렌 소리에 잠이 깨고,
밖으로 나가보니 옥상에서 사람이 떨어져 죽었다.
집에 돌아온 할아버지는 옷에 피 범벅이 된 동석을 만나는데...
연출의도
우리는 어떠한 사건을 바라볼 때, 직관적으로 인과관계를 생각한다.
나는 보편적인 할아버지 석구를 통해, 그리고 또 다른 우리로 대표되는 경비를 통해서
우리가 갖혀 있는 정보값들로만 상황을 예단하는 것은 아닌지
그 시선들을 따라가 보고자 한다.
동시에 자폐증을 가진 동석에게 묻은 여러 얼룩들이
어떻게 특수성이 아닌 보편성을 가질지에 대한 작은 생각의 시작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