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가 없는 공간 속에서 이 영화는 시작된다.
한 여자는 춤을 추고, 한 여자는 숨을 쉰다. 점점 가쁘게 숨을 쉬는 여자.
둘은 같은 모습을 하고 같은 공간 안에 있다.
이 둘은 같은 사람일까. 다른 사람일까.
여긴.. 어디일까.
LUNATIC. 미치광이.
연출의도
영화 '루나틱'은 어디서부터가 꿈이고, 어디서부터가 현실인지 알 수 없는 인간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사건의 춤을 추는 무성의 독백이다. 루나틱은 정신병자, 미치광이를 일컸는 말로 “달의 변화에 따라 시기적으로 나타나는 비정상적 정신상태의 일종”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서양에서는 오랜 옛날부터 달이 뜨면 사람의 광기가 드러난다고 하였는데 이 점에서 착안한 시나리오는 인간의 기저 밑에 깔린 누구나 미치고 싶은 마음을 대변한다. 일상은 연기 안에 갖힌 페르소나이고, 이 일상 너머에는 우리의 정신은 무엇을 원하고 있을까? 우리는 암묵화된 무형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미치지 않으려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