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과학'이라는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방송 프로듀서 서연은 낮은 시청률로 인해 프로그램 폐지 위기에 놓여 있다. 어느 날 서연이 섭외한 마술사 출연자가 등장하면서부터 프로그램에 대한 서로 다른 입장을 가지고 있던 서연과 작가 수오, 조연출 은지, 부장의 갈등은 점차 심화된다. 마술사의 공연용 비둘기가 사라지는 해프닝이 일어나고, 프로그램은 결국 폐지된다. 서연은 스튜디오 뒤에서 겪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쓰기 시작하고, 이것은 연극 무대를 배경으로 한 판타지의 형식으로 서연의 일상 속에 뒤섞여 펼쳐진다. 무대 위 환상과 방송국 스튜디오의 현실이 교차되고 그 경계가 모호해질수록, 감춰져 있던 이들의 내면은 점점 더 강하게 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연출의도
눈앞에 펼쳐지는 쇼는 환상이지만 그 무대를 떠받치고 있는 사람들의 일상은 현실이다. 마술사의 손끝에서 화려하게 나타나고 사라지는 비둘기는 무대 조명 아래서는 흰빛으로 빛나지만 무대를 내려오면 사람의 손때로 얼룩진 본 모습을 드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