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인턴 생활이 끝나가는 우진과 미리. 서로에게 호감이 있지만 마음을 전하지 못하고 있는데 서로의 맘을 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찾아온다. 비 오는 처마에서 만나 이들. 우산을 들고 있는 우진은 미리와 우산을 같이 쓰자는 말을 못하고 미리도 역시 아무 말 못하다 비가 그쳐 그대로 헤어지고 만다. 그런데 그 날 미리는 사고를 당하고 절명하고 마는데, 미리의 죽음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우진은 이상한 세상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 혼령이 되어 돌아온 미리와 조우하게 된다. 그리고 이들은 처마 밑에서 다시 만나게 된다. 노을 가득한 처마 밑, 이들은 비 오는 날 차마 하지 못한 말을 건넨다. “우리 같이 우산 쓰자?” 그리고 “같이 걷자?” 노을 지는 저녁, 우진과 미리는 우산을 쓰고 언덕길을 오른다. 하지만 어느 순간 미리는 사라지고 우진만이 망가진 우산을 들고 홀로 걸어간다.
연출의도
나는 이솝우화 <여우와 신포도>의 여우처럼 살아왔다.
망설이다 시작도 못해보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한참을 지난 후에야 신포도는 단지 청포도라는 걸 알게 된다.
하지만 뒤늦게 깨달아 돌아가봐도 포도는 그대로 일리 없다.
일단 시도는 해봤어야 했는데...
사랑도 마찬가지, 이 영화를 보시는 이들은 저처럼 여우처럼 살지 말고
일단 말 부터 건네 보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