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를 하다가 도착한 문자를 바라보는 삼류대 출신의 수연, 오늘도 취직이 어렵다는 통보를 받는다. 하지만 오늘도 수연은 아픔을 잊고 씩씩하게 일한다.
알바를 마치고 수연은 나오다가 구석에 버려진 곰 인형을 발견한다. 수연, 자신의 신세처럼 느껴지는 곰 인형에게 민우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외로울 때나 힘들 때 민우에게 남자친구, 때로는 가족처럼, 내 편으로 의지하며 말한다.
잔뜩 기대하고 면접을 보러 간 수연은 면접관에게 삼류대 출신이라는 망신을 당하고 다시 불합격 통보를 받고 쓸쓸히 자신의 오피스텔에 들어서는데 엄마에게 연락이 온다. 그만하고 돌아오라는 엄마의 말에 짜증을 내며 휴대폰을 던지며 넋두리를 한다. 드디어 면접에 통과되어 회사에 출근하라는 통보를 받은 수연
이제 정말 알바 인생을 끝내고 제대로 된 삶을 살 것이라고 기대에 부풀어 회사에 출근하는 날! 남들보다 일찍 출근하여 사무실 문을 여는 순간 사무실은 텅 비어있었다. <꿈을 이루어준다>는 플랜카드가 한쪽에 벽면에서 떨어져 흔들흔들 댄다. 마치 수연의 맘처럼 그 모습을 본 수연은 한동안 미친 듯이 웃는다, 더 웃을 수 없을 때 바닥에 주저앉아 눈물을 흘린다. 더는 버틸 힘이 없다는 듯.
연출의도
대문호 톨스토이는 <죽음은 구원이며 침묵이다> 고통과 맞서기 위해서는 다른 출구가 없다고 했다. 돈이 없어서 불행하다. 돈이 없어서 죽는다. 그런 경제적 이유로 죽지 않는다. 죽음에 이르게 만드는 최악의 고통은 고독이다. 세상천지에서 자기 혼자 고립되어 있다고 판단 될 때 인간은 죽음을 선택한다. 현대의 각박한 세상에 우리가 쓸쓸하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바로 ‘정’이다. 우리가 지금 이 자리에 서 있는 것은 온전히 나만의 힘이 아닌 항상 옆에서 지지해주는 사회적 존재들이 있기에 가능했다.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제 일을 하며 언제나 내 편을 들어주는 가족들과 사회적 존재들. 이 영화는 20대의 취준생이 고독과 추방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 속에서 비침하게 쓸슬하게 외롭게 죽어가는 과정을 통해서 관심과 사랑을 통해 죽고 싶어지는 마음을 뒤집고 함께 느끼고 함께 생각하고 함께 고쳐가면서 우리가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시사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