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는 멀고, 몸은 어느새 닳아 망가졌지만
마음을 울리는 소리를 좇아
60년 평생 북을 만들어 온 임선빈 명장.
자신의 뒤를 이어 북을 메우는 아들 동국과 함께
인생에 남길 단 하나의 울림을 만들기 위해
23년 동안 아꼈던 나무를 꺼내든다.
그러나 날씨도, 몸도, 아들과의 협업도 마음같지만은 않은데...
60년을 그리던 첫 북소리의 울림.
그 울림이 담긴 북을 만들 수 있을까?
연출의도
대한민국은 현대화의 영향으로 사라져가고 있는 전통문화를 보존, 전승하기 위해 무형문화재 제도를 설립하였다. 무형문화재로 지정된다는 것은 한 가지 예술에 평생을 바쳐온 장인들에게는 참으로 영광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다양한 새로운 볼거리, 즐길거리가 급증하는 상황 속에서 젊은 세대는 전통문화에 등을 돌렸고 기성 세대들도 많은 관심을 두지 않는다. 고도로 단련된 장인들은 대중의 요구에 맞는 싸고 간편한 작품 제작에 묶여 자신들의 기량을 최고로 발휘할 수 있는 작품제작의 기회를 갖기 힘들고, 성실하고 열정적인 젊은 전수자를 찾기도 불가능한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
본 작품은 장애인 고아로 힘든 어린 시절을 겪었지만 북 만드는 장인으로 거듭 난 경기무형문화재 악기장 임선빈 선생과, 철없고 까탈스러워 보이지만 힘들게 일하는 아버지가 안쓰러워 전수자를 자처한 유도선수 출신의 아들 임동국의 이야기를 다룬다. 둘의 이야기를 통해 전통문화 보존의 현주소는 물론,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구세대와 신세대가 경험하는 갈등과 화해, 아픔과 치유의 모습들을 담아내고자 한다. 경기도의 작은 공방에서 벌어지는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는 오랜 전통문화를 가진 나라에 살고 있는 많은 이들이 깊이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