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 안의 CCTV 화면.
한주민의 쓰레기봉투에서 흘러나온 검붉은 오수가 엘리베이터 바닥에 작은 웅덩이를 만든다.
쓰레기봉투의 사나이는 내리고 이어 차례로 엘리베이터에 오르는 주민들.
주민 하나가 가려 놓고 간 신문지 위로 스며 나오는 검붉은 오수를 보는 초등학생 여자 아이는 붉은 오수가 사람의 피일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하는데...
연출의도
사회 현상을 대하는 태도는 나의 이해타산과 결부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일어난 현상에 대한 판단은 나의 상황에 맞게 부지불식간에 재조정된다.
강 건너 불구경하 듯 뒷짐지고 관전하고 있지만 현대 사회는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사실 우리 모두는 발생하는 현상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무지할 뿐이다. 무지가 다 용서될 런 지는 잘 모르겠다. 우리는 암묵적 공모자들일 지도 모른다. 서로 공모했다는 걸 모를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