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서 올라와 장기간 자신에게 얹혀 지내는 고모부를 부담스러워 하는 A. 늙고 연고 없는 노인은 안됐지만, 신체가 불편한 노인을 모시고 사는 것은 고역이다. 고모부가 지낼 곳을 알아보다 무연고 노인들에 대한 기사를 발견하는 A. 결국 그는 고모부에게 치매에 걸린 노인 연기를 해 무연고자로 시설에 들어갈 것을 제안한다. 밤새 고모부와 치매노인 연기 연습을 한 A. 비장한 마음으로 노인과 공원에 앉아 경찰들을 기다리는데…
연출의도
홀로 끼니를 때우는 친 할아버지의 모습을 본 적이 있다. 낡은 부엌에 서서, 계란 후라이를 굽고 있는 그의 등에서 살아온 날들보다 앞으로의 날들이 더욱 위태로워 보이는 순간을 우연히 목도한 기억이 있다.
그날 저녁, 집으로 오는 길. 할아버지의 남은 생을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