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학생의 자살. 그리고 죽은 학생의 자리에 놓여있는 선물박스 하나. 박스를 풀자마자 교실에 울려 퍼지는 안내방송. “박스 안에 들어 있는 물체는 폭탄이다. 폭탄에서 손을 떼면 폭탄은 폭발한다. 너희 중에 김영희의 죽음에 책임이 없는 사람만이 폭탄을 멈출 수 있다. 제한시간은 10분. 타이머가 0이 되면 폭탄은 폭발한다.” 비명을 지르며 도망가는 학생들. 하지만 교실 문은 이미 굳게 닫혀있다.
연출의도
한 학교, 한 교실에서 동거동락하며 가족보다 더 오랜 시간 함께 지내는 같은 반 친구들.
그 좁아터진 교실 안에서 서로 물고 뜯고 괴롭히고 왕따시키고 묵인하고 군림하고..
계속 반복되는 먹이사슬 같은 구조의 교실 안 단면을 포착하고 싶었다.
가장 아름답고 가장 찬란해야 할 학창시절이 왜 왕따와 자살같은 심각한 문제들로 얼룩져야 하는 것일까.
돌이켜 보면 그 시절은 행복하기만 하기에도 너무나 짧은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지점이었는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