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트를 끌고 기어 다니며 구걸하는 앵벌이 평식은 그 날 번 돈으로 그 날을 살아가는 현재의 삶에 큰 불만이 없다. 골목 귀퉁이에서 점심 식사를 할 때 껌팔이를 강요받는 꼬마거지를 발견해서도 따뜻한 밥만 먹으면 그만인 평식은 밥 먹는 일에 더 집중한다.
연출의도
앵벌이라는 특정 직업인은 소외된 계층이다. 관심을 갖자는 말이 아니다. 하지만 이 소수의 직업군에 속한 사람들을 우리는 마치 우리와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는 집단 외 인물로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 앵벌이는 엄연히 사회에 속해있는 전문직 종사자며 그에게는 그 나름의 고충이 있고, 만족이 있다. 그리고 그것은 당연하게도 현대 사회인들의 그것과 닮아 있으며, 또한 인간 본연의 나약함, 비굴함과 닮아있다. 우린 불쾌해 할 수도, 혹은 안도하고 만족할 수도 있다. 이 이야기를 통해서 나는 우리네와 별반 다르지 않은 특정 직업인의 하루를 쫓아가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