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아홉의 여름, 자신의 첫 경험 상대인 준기가 조기유학을 중도 하차하고 돌아온다고 하자, 인선은 기대에 휩싸인다.
연출의도
아파트 꼭대기 층에서 불이 났던 날을 기억한다. 폭포처럼 흥건해진 계단에서 맞닥뜨린 소방대원들의 들것에는 종종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치곤 했던 그 아이가 표정이 보이지 않는 새까만 형체가 되어 있었다. 그 형체가 오래도록 머릿속을 맴돌았다. 이 영화는 풍요로워 보이는 곳에서 목격했던 외로움에 대한 기록이다. 이미 떠난 이들에게 더 이상 질문을 할 수는 없겠지만, 영화 안에서라도 한 번쯤은 붙잡아 주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