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집에 혼자 있는 아이가 가진 건 두꺼운 우주에 대한 책 뿐이다.
항상 싸우기만하는 부모님을 피해 달아날 공간은 축축하고 어두운 욕실 뿐이다.
더이상 물러날 곳이 없어진 아이는 우연히 책 속의 모습처럼 아름다운 우주에서 꿈꾸던 여행을 한다.
연출의도
어린 시절 부모님이 다투시는 날이면 나는 불안에 떨었다.
직접적으로 폭력을 휘두르신 적이 없음에도 아직까지도 나에게는 가장 두려웠던 기억으로 남아있다.
최근 급증하는 가정폭력에 대한 기사를 접할 때마다, 우리의 일상 속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가정폭력의 모습과, 달아날 곳이 없는 아이의 미래를 두 가지 형태로 표현해보았다. 아이는 현실속에 남아 아버지처럼 폭력을 답습해갈 수도, 혹은 상상속의 세계처럼 새로운 세상에서 행복한 가정을 꾸릴수도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담고 싶었다.
다채로운 우주와 대비되는 현실속의 거칠고 차가운 모습의 대비를 영상에 담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