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수많은 나무들이 쓰러져 간다.
그대로 죽어버리는 나무들, 아직 숨을 쉬는 나무들.
그날 밤 한 나무 그루터기가 중력을 거슬러 재생하는 꿈을 꾼다.
나약하여 하늘에 닿지 못한 그 꿈은 달로 옮겨 지고,
달 위의 달빛 조각들은 이제 중력으로부터 벗어나 높이 날아 간다…
연출의도
집 뒤에는 작은 산이 있어 일주일에 두세번 오르곤 하였는데, 특히 길 양쪽으로 오래 되고 높다란 나무들이 늘어서 있는 구간을 걷는 것을 좋아하였다.
어느 날 산을 올랐을 때, 그 구간의 오른쪽에 있던 나무들이 모두 잘려나가고 땅에 어지럽게 쓰러져 있었다.
몇 일 뒤 다시 가보니 그 자리에는 벚꽃 나무로 보이는 작은 나무들이 심어져 있었다.
또한 그 산 정상에서, 신도시 건설로 인해 많은 산들이 없어져 가고 있는 것을 몇 년에 걸쳐 지켜 볼 수 있었다.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들이 끊임없이 새로운 것들로 바뀌고 있는 것만 같았다.
누가 그런 짓을 하고 있고, 누가 그것을 원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
그저 그 광경들을 관찰 한 뒤, 그 전에 무슨 일이 일어났고 그후에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를 머리속에서 그려볼 뿐이다.
이젠 그 상상 속 이야기에 대해서 말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