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어딘가 늘 밤만이 존재하는 이름 모를 행성에 홀로 기거하는 로봇 R. 맡겨진 일을 열심히 수행하는 그에게는 유일한 약점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언제나 주변에 존재하는 어둠. 로봇 R은 늘 주변을 밝게 유지해 공포를 이겨내려 노력한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로봇 R의 행성에 떨어진 떠돌이 개는 그런 로봇 R의 생활에 큰 변화를 몰고 오게 되는데….
연출의도
우리는 많은 것을 두려워합니다. 때로 모험은 시련처럼, 변화는 공포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심지어 우리는 변화를 막기 위해, 혹은 우리가 보고 싶지 않은 것을 가리려 자신만의 선입견-로봇 R처럼 더 강한 빛-을 만들어 보지 않으려는 것을 가려버립니다. 본질과 실체는 부정당하고, 우리 자신을 설득하려 만들어낸 가림막이 오히려 진짜 세계가 되는 아이러니가 생기기도 합니다. 작품을 통해 그런 빛을 치우는 시간, 원래 그 자리에 있었던 세계를 받아들이는 시간을 다시금 생각하고자 합니다. 더불어 우리 모두가 하나씩은 가지고 있는 막연한 공포와 두려움을 깨고 바깥으로 나아가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이자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그것은 아마 멋진 일이 될 수도 있을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