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할 수 없는 시간의 흐름, 그리고 반복. 주위를 둘러싼 보이지 않는 벽.
점점 좁아지는 틈새, 커지는 압박, 살기위한 몸짓들. 과연 피할 수 있을 것인가? 그 의미는 무엇일까?
온통 새하얀 공간속에서 정신을 차린 미스터 파티클. 약간은 낯선 느낌에 주위를 둘러본다.
일어서서 걸음을 옮기지만 몇 걸음 가지 못하고 무엇인가에 머리를 부딪히고 만다.
보이지 않는 벽의 존재에 놀라 뒤로 돌아가보지만 그곳에도 벽이 가로막고 있었다.
공포에 사로잡혀 다시 원래 가던 길로 가보지만 변한 것은 없었다. 답답한 마음에 벽을 두들기고 발로 차보지만 벽은 단단하기만 하다. 벽에 기대어 한숨을 내쉬는 미스터 파티클.
하지만 체념할 새도 없이, 그는 깨닫게 된다. 양쪽의 벽이 자신을 향해 좁혀오고 있음을.
연출의도
시간의 흐름, 압박, 갈등, 체념. 반복. 모래시계에서 모티브를 얻어, 시간의 흐름 앞에 무기력한 존재의 모습을 알갱이, 입자(particle)로 표현하였습니다. 주인공은 시간을 거스르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지만 결국 먼지(입자)가 되어 시간의 흐름 속으로 떨어지게 됩니다. 그러한 작용은 개인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끝없이 반복된다는 것을 최대한 함축적으로 말하고 싶었습니다. 어린 시절과 성인 시절을 나누어 보았을 때 시간에 대한 압박과 고뇌는성장을 거친 이후 느끼게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성인의 모습을 이야기의 중심에 배치 하였으며, 크레딧에 등장하는 어린 모습의 캐릭터가, 작품 내에서 주인공이 벽에 부딪히던 것과는 달리 화면 밖으로 뛰어나가는 것은 어린 시절,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자유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개념이듯, 시간을 상징하는 모래시계의 형태 또한 작중에 드러나지 않으며, 또한 폭이 좁아지는 모래시계의 구조적 특성을 반영하였습니다. 이러한 소재를 택한 이유에는 반복, 윤회를 표현하고자 하는 의도 또한 들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