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더는 태어날 때부터 앞을 보지 못하지만 단 한순간도 외롭지 않다. 왜냐하면 그녀와 항상 함께하는 지팡이 죠슈아가 있기 때문이다.
생명이 있는 지팡이 죠슈아는 앞 못보는 에스더의 영원한 친구이자 보호자이다. 어느 화창한 오후, 둘은 저녁에 먹을 버섯을 캐러 버섯밭으로 향한다. 여느 때와 같이 그들은 함께이다.
죠슈아는 항상 에스더의 앞을 지키며 인도하고, 위험으로 부터 그녀를 보호한다. 앞이 보이지 않는 에스더에겐 죠슈아의 보살핌이 감사할 따름이다. 그 때, 죠슈아는 저 멀리 펼쳐진 버섯밭을 발견하다.
버섯밭 앞으로 먼저 달려가 펼쳐진 수많은 버섯을 구경하던 죠슈아, 에스더를 데려 오려고 돌아보았으나 에스더는 혼자 일어나 구덩이가 있는 것도 모른 채 그곳으로 향해가고 있었다.
놀란 죠슈아는 황급히 달려가지만 에스더는 구덩이에 떨어지고 만다. 죠슈아는 구덩이 안에 쓰러져 있는 에스더를 바라보며 어쩔 줄을 모른다. 죠슈아는 온 힘을 다해 에스더를 구덩이에서 끌어달기려 하지만, 결국 죠슈아는 자기 힘으로는 에스더를 끌어 올릴 수 없음을 깨닫는다.
에스더 역시 포기하고 주저앉아 있던 그 순간, 자신을 희생하기로 결심한 죠슈아는 주저 없이 구덩이 속으로 몸을 던진다. 죠슈아의 몸은 구덩이 벽 사이에 가로로 끼어졌고, 죠슈아는 웅크린 에스더를 바라본다. “ 나를 밟고 올라가렴..” 에스더는 자신을 구하러 와준 죠슈아가 널 끌어줄게” 에스더를 받치고 있는 죠슈아의 몸이 흔들린다…
죠슈아는 마지막 힘을 다해 에스더를 들어 올린다. 하나 둘 셋…! 그 힘으로 에스더는 구더이 위로 뛰쳐 오를 수 있었지만, 그 순간 두 동강이 난 죠슈아의 몸이 구덩이 바닥으로 떨어진다. 그는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에스더를 구할 수 있음이 기쁘기만 할 뿐이다. 에스더는 구덩이에서 올라오지 않는 죠슈아를 기다리다 그가 더 이상 함께할 수 없음을 깨닫고 눈물을 떨어뜨린다. 그 눈물은 두 동강이 난 죠슈아의 몸을 촉촉이 적신다. 10년 후, 어여쁜 숙녀가 된 에스더, 커다란 나무 한그루를 어루만진다. “잘 지냈니 죠슈아야? 오늘도 너의 그늘이 참 시원하구나.
연출의도
서로를 위한 희생도 마다하지 않는 진정한 사랑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상상의 캐릭터를 통해 스토리를 전함으로 보는 사람마다 자신의 이야기로 대입해 볼수 있는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부모와 자식간의 사랑, 연인과의 사랑 그리고 친구와의 사랑이 될수 있습니다. 모두 다 포함된 이 캐릭터들은 위기 가운데에서 서로를 의지해 나갑니다. 완벽하지 않은 그들의 존재가 서로에겐 도움입니다. 죽음으로 끝나지 않고 나무로 자란 죠슈아가 평생 에스더의 그늘이 되어주는 더 깊은 결론은 일시적으로 서로의 필요가 사랑으로 정의되는 것이 아닌 그 이상의 사랑이 진정한 사랑이라는 것을 알리고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