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2월 학사학위를 받은 그 흔한 대졸자 우여진.
이렇게 좋은 날 사회로 내동댕이 쳐진 것. 더불어 찾아온 코로나19로 보통의 날로부터 멀어진 일상이 찾아 온다. 어느 집단에 소속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 주는 불안감은 우여진의 삶을 보다 적나라하게 만들었다. 삶이 적나라 해진다는 것은 물론 스스로를 파악하고 앞으로 나아가기에 희망적일 수도, 통념에 빠져서 한 없이 무력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절망적일 수도 있다. 하지만 확실한 건영혼이 괴롭다는 것이다.
안정감이 주는 평화에 대한 집착으로부터 탈피하고자 어떠한 형태로든 움직여야 한다는 것을 깨달은 어느 날, 아무것도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잉여 감정을 타파하고자 단 하나의 목표를 세우는데.. 하루에 만보 걷기! 어디를? 서울과 서울언저리의 경계 지역을 두 발로 걷는다! 도시의 경계를 드나들며 우리는 서로를 비춰보 고, 빠른 속도로 지나쳐 버리면 절대 볼 수없는 것들을 목격하고자 한다.
우리는 자신만의 걸음걸이로 걷다 보면 보이는 서울의 귀한 풍경들을 담아내기로 한다. 그리고 발바닥이 느끼는 지형으로부터 안정감을 찾기 위해 우여진과 함께 떠나는 경계의 걷기 프로젝트. 인생은 멀리 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보면 비극이라고요?
그럴리가요. “가까이 봐도 희극~”
연출의도
이제는 당연하고 익숙한 것들로부터 멀리 떨어진 일상.
그럼에도 엄청난 속도로 걷는 사람들과 꽉 막힌 도로 위 자동차를 마주한 어느 날, 문득 서울의 속도감과 밀도가 비현실적으로 다가왔다. 2020년 2월 졸업 이후, 소속감에 대한 결핍과 안정감이 주는 평화로부터 연패행진한 나날들 치열한 속도와 밀도로 성장하기를 요구하는 사회와 보통의 날로부터 멀어진 일상이 겹쳐 나를 무력하게 만든다. 적당한 속도의 '걷기'를 통해 느슨하고 즉흥적인 삶의 방식을 '연습'하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