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가에는 사람 놀래키기를 좋아하는 귀신들이 살고 있다. 그 중 곱슬머리의 귀신 '겨루'는 귀신에게 어울리지 않는 몽실몽실한 머리와 앙증맞는 모습 때문에 사람들을 놀래키지 못하고 친구들로부터 밀려나게 된다. 구석에서 혼자 추위를 피하던 겨루는 동물들을 만나게 되고, 한 마리씩 머리카락 속에 품어주게 되는데 그 숫자는 점점 늘어나 겨루는 기괴한 모습이 되어버린다. 한편, 겨루를 보며 비웃던 귀신들은 지나가던 스님을 놀래키려 하지만 오히려 당하고, 퇴치당할 위기에 처하고, 겨루의 기괴한 모습에 깜짝 놀란 스님은 도망가버린다. 마침내 곱슬머리의 가치를 깨닫게 된 귀신들. 겨루는 친구들을 머릿속에 품어주게 되고, 모두들 곱슬머리 속에서 따뜻함을 느낀다.
연출의도
다르다는 것이 잘못된 것일까. 누구나 가지고 있는 콤플렉스. 하지만 그 속에는 우리가 모르던 장점이 숨겨져 있을지 모른다. 한 번쯤 해보았을 콤플렉스에 대한 고민. 이것을 '곱슬머리 귀신 겨루'를 통해 가볍고, 유쾌하게 풀어보고 싶었다. 낙서한 듯 친근한 그림체와 곳곳의 재미요소로 본 이들이 한 편의 동화책을 본 것 같은 느낌을 받았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