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가게 앞에서 우연히 만난 두 남녀. 그들은 마치 운명처럼 사랑에 빠지게 된다.
시간이 흘러 봄이 오고, 어느덧 두 사람은 연인으로 발전해있다.
그런데 어느 날 평소와 다름없이 남자친구와 키스를 나누던 여자는 이제껏 신경 쓰지 않았던 남자의 코털이 거슬리기 시작한다.
대수롭게 여기지 않지만 남자의 털은 자꾸만 여자의 비위에 거슬리고, 결국 여자는 남자를 피하고 만다.
그렇게 남자 없이 보낸 몇 일, 여자는 우연히 자신과 같이 '꼬맹이'로 불리는 강아지를 보며 남자를 떠올린다. 여자의 머리 속에 떠오른 남자의 모습은 이제껏 기피해왔던 작은 단점에 비해 너무나도 소중함을 깨닫는다.
그리고 남자에게로 달려간다.
연출의도
시선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했습니다. 부르튼 손등을 가까이서 보면 마치 끔찍한 가뭄을 겪은 땅처럼 보이는 것과 같이, 여자의 눈에는 남자의 털이 마치 징그러운 벌레들처럼 보이게끔 그려내었습니다. 극단적으로 변해가는 여자의 눈에는 작고 귀여운 강아지마저 괴물처럼 보이지만, 주인의 눈에는 그저 사랑스러운 동반자이지요. 이때 여자는 깨닫습니다. 사실 그 작은 오점은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당신과 비해 아주 작은 것일지도 모른다는 것을. 나아가서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의 수렁과 어려움도 이와 같겠지요. 새삼스럽게 주변을, 그리고 상대방을 바라보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