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지망생 최여영은 글을 쓰기 위해 해남으로 떠난다. 하지만 산책 하고, 장작 패고, 잡초를 뽑아도 한 글자도 쓰지 못한 채 마감일은 다가온다.
Review 분야를 막론하고 예술에 매료된 이들은 아름다움이라는 거대한 힘에 이끌린다. 정확히 그것이 무엇인지조차 규명할 수 없지만, 고작 네 글자 단어가 가진 힘이 왜 이리도 큰지 꼼짝없이 볼모로 사로잡힌 이들만 지척이다. 향유를 넘어 창작을 결심한 이들이 더욱이 그렇다. 실체 없는 것의 이름을 알아내려 할수록 미궁으로 빠져드는 탓일까. 우리는 자주 그 안에서 길을 잃는다. 이것은 우리 안의 수치와 슬픔을 말하는 이야기다. 누군가를 착취하는 일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창작의 딜레마와 아름다움을 쫓을수록 점점 그것으로부터 멀어지는 슬픔, 자연 앞에서 유독 부끄러워지는 마음까지. 나라는 통기구를 열어 흘려보내고 들이마시기를 반복하며, 여영의 해남 여행은 작은 방에서 벗어나 나를 솔직하게 털어놓는 고백의 여정이 된다.
*관객기자단[인디즈]_진연우
연출의도
창작자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삶의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태도를 가지고 살아가야 할까, 이 세상에 진짜 아름다운 것을 발견할 수 있는 눈을 뜰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고민하다가 만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