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히 잘하는 것이 없는 연후의 학교에 장기자랑 행사가 열리게 되고,
아무것도 자랑할 것이 없는 연후는 큰 고민에 빠지게 된다.
담임선생님의 권유로 반장인 민지의 멜로디언 합주 그룹에 합류하게 되지만,
완벽한 장기자랑을 선보이고 싶은 민지와 달리 연습을 피하기만 하는 연후…
두 아이, 다가오는 장기자랑이 막막하기만 하다.
Review 보이는 것과 보여줘야 한다는 마음 사이에 일어나는 갈등은 나이에 상관없이 평생 모두에게 공평한 숙제이다. 어쩌면 우리가 처음 둘의 차이를 어렴풋이 느끼던 때로 돌아간 것 같은 장면 속에서 ‘연후’에게 없는 장기를 보여줘야 하는 장기자랑은 구차한 핑계를 대서라도 피하고 싶은 날이다. 반면 자신의 장기를 보여줘야 하는 민지는 차마 감출 수 없는 자신의 취약점이 보이는 것은 필사적으로 막고 싶다. 어쩌면 무대 위로 올라가는 것은 충분히 자랑할 수 있을 만한 것들이지만 그날의 그 순간을 담은 캠코더 영상만이 우리를 대표하는 것은 아니다. 개구리를 좋아하는 마음은 무대 위로 올려질 수 없지만 무대 아래에서 아주 작은 인생을 지탱하고 있는 것처럼. 목적과 최선을 바라는 삶에서 가끔은 충분히 멀어지고 도망치기. 한 점 부끄러움 없는 기쁜 마음으로. 어른이 되어서도 그건 이따금 우리에게 필요하다고 믿으니까.
*관객기자단[인디즈]_김윤정
연출의도
어릴 적 찍어 둔 비디오를 봤다.
장기자랑을 하는 내 모습은 하기 싫다는 표정이 역력했고,
관객석의 부모는 박수 치며 환호하는 모습이었다.
왜 잘하지도, 하고 싶지도 않은 개인기를 잘할 때까지 연습해야만 했을까?
이런 의문에서 이 영화는 출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