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주와 연주는 20대를 함께 살며 보낸 자매이다.
시간이 흘러 각자 다른 삶의 단계를 보내고 있는 두 사람이 오랜만에 동생 연주의 자취방에서 전과 같은 하루를 보내게 된다.
Review 연주는 이삿짐을 정리하고 있다. 한가득 쌓인 일인분의 짐을 정리하다가 잠이 든다. 혼자서 잠드는 방은 어쩐지 적막하고 어색하다. 언니 선주는 연주의 밤을 알기라도 하듯 커튼을 들고 쳐들어온다. 잔소리에 구박에, 자기도 커튼봉 달 줄 모르면서 어른들처럼 걱정을 쏟아낸다. 교복을 입고 만화책을 나눠 봤을 때에도, 어른이 되어 동생의 집에 찾아와서도 자매는 여전하다. 평범하고 사소한 일이 너무 여전해서 어느새 특별해진다.
나이가 들어도 확실한 어른은 되기 어렵다. 누군가 말하는 어른의 기준에서 살짝씩 비켜 있는 기분이 든다. 다만 동생보다는 언니일 때, '비교적' 어른으로서 걱정과 애정을 담아 잔소리하게 된다. 하룻밤을 함께 보낸 후, 언니는 가정으로 돌아가야 하고 동생도 혼자서 살아가야 한다. 옛날과 다를 게 없지만, 옛날과는 많은 게 달라진 탓이다. 그렇기에 종종 찾아오는, 옛날 같은 순간이 소중해진다. 그 기억이 내심 애틋하고 든든하다.
*관객기자단[인디즈]_김진하
연출의도
지극히 자연스럽고 평범하게 함께할 수 있었던 날들이 영영 지나가버렸다는 사실을 알게되면 어쩐지 외로워진다.
동시에 그 시간이 있었던 사실 자체에 위로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