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한창 예민할 시기의 중학생 소희에게는 남 모르는 언니가 둘 있다. 한 명은 집 밖에 있는 언니로, 잘 꾸미고 고등학생 남자친구도 있는 보배이고, 다른 하나는 집 안에 있는 소진이다. 소희는 틈만 나면 집 안의 소진을 버리고 보배를 찾아가고, 소진이 해주지 못하는 것들을 보배에게 받으며 그 어느 때보다 밝은 웃음을 짓는다. 그러나 그 빛이 꺼지는 것은 보배의 입에서 소진이 나왔을 때이다. 소진을 쉽게 혐오하고 놀림의 대상으로 삼는 보배의 모습을 보며 소희는 결국 뒤돌아서고 만다. 누구보다 자신이 가장 답답할테지만, 타인이 그것을 쉬이 놀림감으로 삼는 것은 참아내지 못한 탓이다. <나의 X언니>는 장애가 있는 가족과 함께 사는 구성원의 감정을 섬세하게 담아낸다. 답답한 마음에 탓을 하고 울고 늘어져도 결국은 엄마한테 혼날 때 막아서줄만큼 나를 가장 사랑해주는 언니이고, 하교를 기다려주고 앞머리를 잘라줄만큼 가장 사랑하는 언니이다. 영화는 보배와 소진 사이에서 갈등하는 소희를 차분히 지켜보고, 다독인다. 소희는 수많은 따뜻한 손에서 소진의 손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