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리오 작가인 경주와 학원 강사인 민재는 5년 차 부부다. 경주는 한 쌍의 접시 중 한 개가 보이지 않자 민재에게 혹시 깨뜨리고 몰래 버린 것은 아니냐고 재차 추궁한다. 민재는 그 한 쌍의 접시가 애초에 한 개였던 것은 아니냐고 반문한다.
Review 미묘하게 어긋나는 대화와 행동들. 5년차 부부인 경주와 민재는 당장이라도 무슨 일이 일어날 것처럼 위태롭다. 사라진 접시를 계속해서 들먹이며 민재를 의심하던 경주는 결국 민재와 다투게 되지만, 그것이 그들 사이에 있어 큰 문제로 작용하지 않는다. 싸움은 흐지부지 사라지게 되고, 그들의 관계는 여전히 미묘하게 어긋난 채로 유지된다. 그런 그들의 모습은 진저리 쳐질만큼 현실적이다. 영화의 마지막 문득 스쳐 지나가는 진실의 순간은 영화의 제목을 환기한다. ‘현실과 꿈이 구별되지 않는 것’이라는 ‘접몽’의 의미는 작가를 왜 하냐는 질문에 대한 경주의 답변을 떠오르게 한다. ‘다른 인생을 살아볼 수 있으니까.’ 스치는 삶에 대한 꿈을 꾸던 경주의 모습이 보이는 순간, 꿈과 현실의 경계는 분명하면서도 다시금 무엇이 현실인지 모호하게 만든다. 옷깃이 잠시 맞닿는 순간의 틈을 비집는 짧은 꿈의 단편을 열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