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은퇴한 화가이고 이 영화를 만든 감독이며, 요즘에는 피아니스트를 꿈꾸고 있다. 피아노를 중심으로 삶은 흘러간다. 그리고 세월호, 강정마을, 광주 5.18 같은 사회적 이슈에 반응하는 나의 영상에도 항상 피아노가 함께 한다. 피아노를 취미가 아닌 직업으로 삼기로 결심한다. 그러던 어느 날, 한 기획자로부터 단독 공연을 제안받는다.
Review 그림을 그렸고, 영화를 찍어온 자칭 '예술잡상인' 오재형 감독은 본격적으로 피아노를 배운다. <피아노 프리즘>에는 그가 피아노를 연습하는 과정과, 도시의 길에서 마주한 것들, 자신이 만들어온 작품들과 그에 대한 소회, 그리고 몇 가지의 연주-상영 퍼포먼스가 담겨있다. 그의 피아노와 카메라가 실어 나르는 것은 강정마을, 세월호, 광주 5.18 같은 사회적 폭력의 현장을 지켜본 자신의 감정과 폭력의 피해자들을 자신에게 가능한 형태로 위로해 보려는 의지다. 감독의 표현을 빌리자면, 비장애인만을 향유자로 간주한 '차별 영화'가 만연한 현실에서, <피아노 프리즘>이 당연하게 채택한 배리어프리 형태는 모든 형태의 사회적 폭력과 차별에 고통받는 사람을 한 명이라도 더 기억하기 위해 노력하는 영화 속 감독의 모습과 닿아있다. 우리는 <피아노 프리즘>으로부터 서로를 살피는 마음이 어디서 시작될 수 있어야 하는지 배우게 된다.
*관객기자단[인디즈]_김태현
연출의도
영화감독과 미술가로서의 작품들을 피아노와 함께 발표하는 한 창작인의 모습, 서투른 실력이지만 용기를 내어 꿈을 이루는 한 사람의 모습, 사회적 폭력과 차별에 소심하게 반응하는 한 시민의 모습을 이 영화에 담았다. 관객은 다양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배리어프리 방식으로 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