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중반을 넉넉히 넘긴 여자들에겐 쿠키와 커피와 도시락이 필요했다. 복잡한 도심 한복판 어느 공원에 네 명의 중년여인들이 모처럼 소풍을 나왔다. 그저 먹고 마시고 웃고 떠드는 그녀들에게 정답은 없다.
Review 오랜만에 마주 앉은 네 명의 대화는 만나자마자 어울린다. 서로를 향한 날카로운 말들이 오가는 듯싶지만, 사실 이들은 어느 때보다 편안하다. 따가운 잔소리 같은 햇볕을 피해 파라솔 밑에 모인 특별한 연유는 없다. 다만 제각기 털어놓는 삶의 형태들은 성가신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지겨운 일상들이다. 눈코입 하나하나 뜯어보는 무수한 말들로부터 당근을 우적우적 삼키듯이 바깥의 말들을 씹어본다. 함께 모여 누워 밤하늘을 올려다보는 장면은 이 영화에서 가장 평화로운 순간이다. 부감으로 바라본 네 명의 얼굴에 무수한 별들이 오버랩 되는 장면은 어느새 우리의 마음에 다가온다. 한편으로는 이 거대한 우주에 비하면 우리는 얼마나 티끌같이 작은 존재인지 깨닫게 된다. 그러니 결혼제도나 이분법이 지배하는 저마다의 사연들이 얼마나 우주 한 점 먼지 같은 이야기인지 실감된다. 쿠키와 커피, 그리고 도시락을 나누며 모였다가 흩어지는 이들의 우정을 응원하게 된다. 반갑지 않은 내일을 맞이하더라도 함께 오늘을 나누기를 시도하는 이 영화가 반갑다.
*관객기자단[인디즈]_조영은
연출의도
이 또래의 여자들에겐 이해 할 수 없지만 웃어 넘겨야 했던 차별들이 있었다. 살아 온 만큼의 다양한 호칭은 훈장일까 숙제일까? 나에게 정답이 누군가에게 오답일 때의 난감함은 이 나이에도 종종 있는 일이다. 함께여도 혼자여도 우리는 여전히 가끔 외롭고 때론 두렵고 종종 막막하다. 그러나 오늘만은 단순하게 가볍게 유쾌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