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입을 귀까지 찢어버린다거나, 자정에 거울을 보면 귀신이 보인다거나 하는 말들을 열심히 믿었더랬다. 이제는 진짜 무서운 건 귀신보다도 사람이라는 말에 공감하며 살고 있지만. 500원이면 살 수 있던 말도 안 되는 괴담 모음집이나 전설 이야기로 하룻밤을 꼬박 지새운 기억이 한 쪽에 있다.
입에서 입을 타고 전해져 내려오던 이야기 따위는 튼튼한 마스크에 가려져 우스운 것이 됐다. 말보다도 짧고 재밌는 것이 넘쳐나는 이 시대에, 영화는 어린 시절의 괴담을 팬데믹이라는 전에 없던 상황으로 초대한다. 이제는 믿지 않게 된 말이 안 되는 이야기는, 진짜 말도 안 되는 상황을 만나 영화가 됐다. 상상력과 현실이 만나 만들어내는 웃음은 기분 좋게 가벼우면서도 반갑다. 2023년 지금 마스크를 벗고 새로이 일상을 이어 나가고 있는 우리에게 이 영화는 증거로 남을 것이다. 서로의 입을 볼 수 없는 상황에서도 우리는 끊임없이 영화를 만들었다는 것. 다음 영화가 보다 더 많은 이를 웃게 할 수 있기를, 더 많은 고민과 섞이기를 기대한다.
*관객기자단[인디즈]_김진하
연출의도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
찢어진 입의 그녀보다 무서운 시대를 조명하며 코로나의 뒤통수를 때리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