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맘먹고 중고로 구매한 전기자전거를 이끌고 여느 날처럼 배달에 나선 지호. 그러나 배달 실수가 발생하게 되고, 어떻게든 사고를 수습해 보려고 하지만 한 번 삐끗한 상황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데. 예기치 않은 힘든 하루를 보낸 지호의 퇴근길도 어쩐지 녹록지가 않다.
Review 새로 생겨나는 것들이 있으면 그와 동시에 없어지는 것들도 있다는 너무 당연한 세상 명제 속에서도 가끔 우리는 그 모든 것을 잊어버리고 어떤 사건을 마주해야만 그 당연함을 떠올리게 될 때가 있다.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문 앞에 두고 벨 X’ 라는 배달 어플의 자동선택 문구는 사용자의 편의를 높이고 불필요한 대면을 피할 수 있게 하지만 배달기사로 일하며 닫혀 있는 문 앞을 배회할 수 밖에 없는 ‘지호’에게는 참을 수 없는 답답함과 불편함일 뿐이다. 서비스 제공자, 여성 배달기사, 생계를 책임지는 청년이자 노동자로서 보이지 않는 구조적인 폭력 속에서 하루를 보낸 지호가 또다른 사용자로서 영수증에 붙은 ‘문 앞에 두고 벨 X’를 보게 될 때. 보이지 않던 것들을 직접 보고 느끼고 한 사람의, 한 구조의 모순됨 속에서 발끝에서부터 얼굴이 화끈해질 정도의 충분한 양의 부끄러움이 누구에게나 필요할 때가 있다.
*관객기자단[인디즈]_김윤정
연출의도
여성으로, 청년으로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은 결코 녹록지 않다.
열심히 하려고 하면 할수록 답답하게 꼬여버렸던 어느 하루의 단면.
그 안에서 은근히 가해지는 폭력적인 시선들과 시스템의 모순, 하루에도 여러 번씩 드러나는 관계의 역전과 상황의 아이러니를 담고 싶었다.
영화제 상영 및 수상작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2022)
제8회 서울국제음식영화제(2022)
제2회 금천패션영화제(2022)
제13회 광주여성영화제(2022)
제14회 대단한단편영화제(2022)
제5회 김포청소년국제영화제(2022)
제48회 서울독립영화제(2022)
제16회 상록수디지로그월드영화제(2022)
제6회 안산단원국제문화예술영상제(2022)
제18회 오사카 아시안 영화제(2022)
제10회 춘천영화제(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