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 떠돌이 개농장에서 태어난 진도믹스 로렌이와 로지는 해외입양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대형견, 유기견은 위험하다는 주장은 사실일수도 있고 편견일수도 있습니다. 사실을 편견으로 만드는 임시보호 가정에서는 강아지의 성향을 잘 관찰해서 입양처를 찾는데 필요한 일지를 한국어로, 영어로 씁니다. 사건 사고도 끊이지 않습니다. 동시에 현재의 나를 돌아보고 한발 내딛을 수 있는 일상의 힘을 얻기도 하지요. 임시보호 과정에 만나는 터닝포인트를 강아지와 사람의 입장에서 각각 찾아봅니다. 과연 길러지는 쪽은 강아지일까요 사람일까요?
Review 질량은 존재에 따라 모두 달라지지만, 그 무게가 인생의 무게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무게를 알 수 없는 작은 생명들이 있고, 저마다의 숨결이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모든 존재들을 인간의 관점에서 볼 수 밖에 없기에 종종 쉽게 오만해진다. 사람처럼 이름 붙이고, 그들의 생을 인생이라고 부르며, 동의를 구하지 않고 남은 인생들을 함께 살고자 하는 조금은 이기적인 마음들. 어쩌면 그 마음 때문에 우리 모든 존재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조금 더 특별한 존재가 된다. 남양주 떠돌이 개농장에서 태어나 20kg 남짓한 무게를 가진 대형 진도믹스견들, 로지와 로렌. 평생을 노력해도 답을 들을 수 없는 대상들에게 무엇이 가장 좋은 방법인지 확신할 수 없지만 임시보호 10개월, 입양을 준비하며 보냈던 강릉에서의 모든 날들은 서로를 돌보고 보호하는 날들이었을 것이다. 영혼에도 저마다의 질량이 있을까? 있다면 그 모든 무게들이 존중받을 수 있기를.
*관객기자단[인디즈]_김윤정
연출의도
임시보호 10개월. 강릉에 이사하면서 데려온 시간의 강아지들은 매일의 산책과 식사를 통해 폭풍성장하고 임시보호자는 강릉으로의 이주를 바탕으로 조금 더 성숙해진다. 성장하는 로지와 로렌이를 통해 임시 보호자의 성장기를 함께 바라본다. 강아지와 임시 보호자가 만났던 4계절 (봄-여름-가을- 겨울)의 하루하루는 특별한 산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