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희는 처음부터 좀비를 하려던 건 아니었다. 그저 새로운 도전이었고 자신의 연기의 스펙트럼을 넓히고 싶었을 뿐이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좀비로써만 쓰임을 당하고 다신 좀비를 안 하겠다 다짐하지만…결국 다시 좀비로 현장을 향하게 되는데..
이미 지칠대로 지친 아희는 슛이 들어가자 알 수 없는 행동으로 이제껏 쌓은 자신의 감정을 모두 분출해 내고 만다.
Review 아희의 프로필 속 작품들이 낯설지 않다. 이 정도로 화려한 필모그래피라면 분명 지나온 언젠가에서는 한 번쯤 아희를 만난 적이 있을 텐데, 우리는 왜 아희를 기억하지 못하는 걸까? 아희는 ‘좀비 전문 배우’로 그간 선풍적인 인기를 몰고 온 ‘K-좀비물’의 주역이다. 하지만 ‘좀비물’이라는 말이 무색하게도 좀비는 늘 개인이기 이전에 사태고, 살아 있지만 동시에 죽었기 때문에 인격이 없는 존재로 취급당해 작품 속에서마저 무자비하게 처단당하기 일쑤다. 무엇보다도 아희의 숨을 막는 것은 좀비를 대하는 태도와 영화의 엑스트라들을 대하는 태도가 별반 다르지 않다는 데에 있을 것이다. <29번째 호흡>은 배경처럼 스쳐 갔을 한 사람의 몸짓과 표정에 집중하게 하고, ‘그들’에게서 ‘아희’를 찾아내 개개인에게 이름과 인격을 입힌다. 결국은 사람의 얼굴을 기억하는 일에 대한 영화다. 좀비가 아닌 사람 배역을 원하는 아희의 욕망은, 연기에 대한 욕망보다도 ‘여기 살아 있는 존재’임을 소리치고픈 존재 증명의 욕구와 더욱 닮아 있을 것이다.
*관객기자단[인디즈]_진연우
연출의도
최근 많아진 크리처 물로 인해 영화에 안무가라는 직책이 생기며 좀비 배역을 연기하는 배우들이 늘어났다. 그들은 어떻게 보면 영화의 주인공이지만 실상은 그렇지만은 않았고 ‘꾸엑’거리는 자신의 모습에 회의감이 오는 것을 많이 목격했다. 그런 그들에게 대사를 하게 해주고 싶었고 좀비배역을 맡은 ‘배우’들 이란 걸 알려주고 싶었으며 무엇보다 그들의 뒷 이야기를 보여주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