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 생물들의 터전, 제주 연산호 군락지가 위험에 처했다. 서귀포시 강정마을 앞바다의 ‘산호 정원'은 세계 최대의 연산호 군락지로, 해양 생물종의 절반이 서식지로 삼고 있는 해양 생태계의 보고다. 그러나 2012년에 시작된 해군 기지 준설로 인한 조류의 변화와 기후 변화로 인해 연산호가 파괴되고 있다. 지속되는 변화를 막고자 강정마을에 모인 다이버들은 카메라를 들고 물속으로 향한다.
Review 카메라를 든 다이버들은 제주 강정마을에 위치한 ‘산호 정원’의 변화를 기록하기 위해 바닷속으로 들어간다. 해군 기지 건설이라는 바다 바깥의 결정으로 겉잡을 수 없는 훼손이 진행되고 있는 바닷속은 좀체 비인간 생물의 터전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파괴는 아주 작은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다이버들은 바닷속에서 숨을 조절해 가며 죽어가는 산호들의 미세한 변화들을 기록한다. 산호들의 변화라 함은 보호받기 이전에 생명으로 인정받지 못한 존재가 어떻게 세상에서 자취를 감추게 되는가에 대한 것이고, 고유의 빛깔과 형태를 잃은 산호들의 환경은 비단 비인간 생물에게만 국한되는 일은 결코 아닐 것이다. 육지와 산호 정원을 오가며 산호들을 호명하는 다이버들의 발자취는 인간 동물과 비인간 생물은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코랄러브>는 보호받지 못한 터전 속 생물들이 ‘여기에 존재한다’는 것을 이름으로, 사랑으로, 풍경으로 기록한다.
*관객기자단[인디즈]_박이빈
연출의도
제주 강정마을에 해군기지가 건설된 이후 해양 생태계는 심각하게 훼손되었다. 이같은 변화를 감당하고 있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 있는 비인간 생물이다. 강정의 다이버들은 그들의 변화를 기록하고 세상에 알리지만, 생태계의 거대한 흐름을 막기엔 역부족이다. 21세기 인류는 기후 변화로 인한 생존의 위기를 목도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는 새로운 것을 짓고 세우려는 욕망을 버리지 못했다. 사라지는 산호 정원은 지금 우리가 살펴보아야 할 곳은 어디인지 다시금 상기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