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지안에겐 오롯한 혼자의 영역이 필요하다. 이어폰을 뚫고 들려오는 두 동생의 소음들은 지겹다. 휴대전화 카메라의 작은 화면에서조차 지안은 혼자일 수 없다. 두 동생과의 영역은 구분되지 않는다. 여러 물건으로 뒤섞인 방에서 제 할 일을 온전히 집중해 내는 건 불가능해 보인다. 그런데도 지안은 쉽게 단념하지 않는다. 친구들과 비교되지만 좌절하지 않고 가족들과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간극에도 우울해지지 않는다. 주어진 환경을 인정하지 못하더라도 혼자서 감내해 보려 애쓴다. 지안의 시선 너머로 들어오는 가족의 풍경은 널브러져 있더라도 그들과 공존하며 타협해야 하는 관계에 놓여있다.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다. 함께 살기에 관한 지안의 선택이 그저 편안한 밤을 보내길 바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