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수린은 마음처럼 되는 일이 없다. 엄마가 새로운 사랑에 빠진 것 같다. 수린은 백일을 앞둔 남자 친구와 함께 엄마의 외도남을 찾아다닌다. 그 모습이 꼭 탐정 같다. 빼곡히 단서가 적힌 탐정일지는 관계들을 어림잡고 유추해 볼 뿐이지만 수린은 누구보다 사랑의 변화를 감지하는데 능하다. 수린은 못마땅하기만 한 엄마를 달리 바라볼 수 있을까. 기어코 찾아오는 관계의 변화 속에서 수린은 먼발치에서 바라보던 엄마와 다시 가까워질 수 있을 것 같다. 차곡차곡 모아둔 정보들은 그저 타인이 바라본 조각들에 불과하다. 마음을 들여다보는 일은 그래서 자주 실패한다. 아무리 알려고 해도 알게 되지 않는 것이 타인의 마음이다. 일에는 늘 변수가 따른다. 그리고 깨닫는다. 우리는 늘 사랑을 필요로 하지만 홀연히 지나간 사랑을 다시 부를 수는 없다는 것을. 수린의 레이더에 포착된 증거들은 훗날 타인과 관계를 맺는 데 도움 되는 단서가 되기도 한다. 사랑에 실패해도 마음을 딛고 당차게 일어서는 수린의 선택들이 이 영화를 응원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