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도시 출신의 화자는, 어렸을 적 자신이 살던 고향 도시에서 있었던 대규모 집회 행진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극렬했던 시가지 데모와, 거기서 봤던 개 한마리, 상여, 불, 물대포, 죽창 같은 것들.
행진대오에서 흰 개를 본 화자는 개의 사진을 찍었다.
행진이 끝나고 필름을 현상하고 인화했지만, 사진에는 개가 없었다.
Review 마치 친한 사람들끼리 갖는 술자리에서 허심탄회하게 옛 이야기를 하는 듯한 목소리는 약 20년 전 행진대오를 따라갔던 과거를 회상한다. 그 속에서 모두가 신경 쓰지 않지만 끝까지 꿋꿋하게 따라갔던 하얀 개 한 마리에 대해 이야기하며 그가 행진대오에 참여하게 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이제는 죽고 없는 사람들의 사진을 보며 ‘학생 동지’라고 불리는 것조차 쑥스러워 했던 지나간 과거를 떠올리고, 그가 좋아했던 파블로 네루다를 떠올리는 그는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사람들과 과거를 그리워 한다. 그의 이야기는 노동과 행진에 대한 이야기였다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로 변화하고, 다시 개에 대한 이야기로 돌아온다. 그가 보았다고 기억하는 개와 사람들의 모습은 환상적이고 아름답다. 모두가 치열했지만 이제는 이야기조차 희미해진 그 날의 행진대오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영화는 떠난 사람들을 대신 하여 위로를 보낸다.
*관객기자단[인디즈]_임다연
연출의도
작업으로 완성시키지 못한 채 꿈속에서 맴도는 이야기들이 있다.
이야기를 건네준, 싸우고 있는 이들과 싸우다 먼저 간 이들에게
미안하고 부끄러운 마음으로 어쭙잖은 헌사를 쓴다,
영화제 상영 및 수상작
제48회 서울독립영화제(2022)
제1회 반짝다큐페스티발(2023)
제12회 광주독립영화제(2023)
제23회 서울국제대안영상예술페스티벌(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