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무명의 화가 석준은 집을 나선다. 카메라가 360도 돌면, 베란다에서 수석을 다듬고 있는 아버지가 보인다. <개인[전]>의 오프닝이 암시하듯, 두 인물은 한 공간을 나누고 있지만 서로가 소중히 여기는 것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 사이다. 전시회에 참여할 재료비가 모자란 그는 아버지에게 경제적 지원을 부탁해 보지만, 아버지는 이를 들어줄 수 없다. 그래서 그는 아버지가 새로 산 수석을 훔쳐다 판다. 하지만 아버지에게 수석은 단순한 취미정도가 아니었는지 없어진 돌을 정확히 알아챈다. <개인[전]>은 이들이 서로의 속내에 귀 기울이게 하기 위해, 석준에게 돌을 되찾는 여정을 부과한다. 그는 돌을 가져다 판 가게를 찾기도 하고, 강가에 나가 비슷하게 생긴 돌을 찾아보지만, 그에게는 전부 비슷하게 생긴 돌일 뿐이다. 이제 석준은 아버지를 대면하고 자신의 죄를 고백해야 한다. 자기 눈에는 그깟 돌에 불과할지라도, 다른 사람이 소중히 여기는 것이라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기. <개인[전]>이 석준과 우리에게 요구하는 소통의 태도다.
*관객기자단[인디즈]_김태현
연출의도
그림을 그리는 아들, 자연이 만든 수석(壽石)을 수집하는 아버지. 생김새를 비롯하여 사람 혹은 자연이 만든다는 것에서 닮아있지만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부자(父子). 자연 그대로의 것과 사람이 만든 인공적인 것 중에서 무엇이 더 예술적인 것일까? 그들은 서로를 이해할 수 있을까? 이와 같은 물음에 대한 대답을 부자(父子) 관계를 통해 찾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