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진이는 오랜 시간 꿈꿨던 피아니스트 라는 꿈을 접고 아무런 소리도 나지 않는 도서관에서 피아노 건반 대신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며 무기력하게 일을 한다.
하지만 피아노가 너무 치고 싶다. 이때 침묵 속 도서관 어딘가에서 소리가 흘러 들어온다.
Review 수진 앞에 나타난 어린아이가 빌리는 책의 제목은 “나는 커서 무엇이 될까?”. 수진이 되고 싶었던 ‘무엇’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 수진은 빼곡한 책들 사이에 서서 자리를 잡고 책의 배열을 건반 삼아 피아노를 연주해본다. 편안한 얼굴로 건반을 만지며 마음껏 소리를 내던 수진에게 다시 피아노 소리는 사라지고, 눈을 뜨니 따가운 시선들이 가득하다. 수진이 꿈꾸던 ‘무엇’이 여기에는 없음을 깨닫는다. 타인에 의해 줄곧 자신을 차단하며 되고 싶은 ‘무엇’을 잃어버린 수진은 그 시선들을 뚫어내고 자신의 피아노를 찾아내 그 앞에 앉는다. 버렸던, 아니 사실은 잃어버렸던 그 피아노에 앉아, 한참 숨을 고르다 다시 건반 위에 손을 올려본다.
*관객기자단[인디즈]_김지윤
연출의도
과연 꿈을 잊을 수 있을까?
살면서 느낀다. 누구에게나 꿈은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너무 가혹하고 누구나 꿈꾸는 삶 대로 산다는 것은 매우 어렵다. 현실은 언제나 우리에게 침묵을 강요하는 것 같다.
누구나 꿈 하나쯤은 마음속에 품고 살고 우리는 꿈꿔온 삶과 멀리 떨어진 다른 일을 하더라도 과연 우리는 꿈을 잊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