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7월 1일 자회사 전환을 반대해 1500명이 집단 해고된 이후, 톨게이트 요금 수납원들은 캐노피 고공농성과 청와대 앞 노숙농성을 시작으로 고속도로 점거, 한국도로공사 본사 점거, 국회의원 사무실 농성, 그리고 오체투지와 단식까지 전례 없는 투쟁을 이어왔다. 이들 대부분은 평균 연령 50대의 여성, 장애인, 탈북민들로 오랜 시간 고용 불안 속에서 저임금으로 일해왔다. 처음에는 '투쟁'이나 '노동조합'이란 말조차 낯설어 했던 톨게이트 요금 수납원들은 어떻게 해서 모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희망이 될 수 있었을까?
Review 수없이 치뤄왔던 노동자들의 파업, 민주노총의 시위는 수많은 이데올로기로 점철되어 있다. 이들의 투쟁을 '고발'하는 뉴스 기사의 댓글에는 여전히 이들에 대한 비판과 비난만이 수두룩한 현실이다. 그러나 <보라보라> 속 이들의 모습은 수많은 '우리'이다. 누구라도 부당하다고 느낄 법한 일 때문에 결국엔 떨쳐 일어난 '우리'들이고, 그 과정에서 수없이 불안해 하면서도 서로에게 의지하며 이겨내는 보통의 사람들이다. 열악한 환경과 누적된 육체적 피로에도 불구하고 춤을 추고 노래하며 이겨내는 이들은 미디어에서 그려내는 '나라를 말아먹기 위한 악의 세력'이 아닌 주변에서 울고 웃는 또 다른 '나'이다.
영화의 후반부 투쟁을 정리하고 협상을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많은 노동자들은 끝까지 싸우지 못했다는 아쉬움과, 마지막까지 모두와 함께 하지 못했다는 미안함을 토로한다. 그러나 이들의 싸움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2020년에서 끝난 영화 속 이들의 이야기는 2022년이 된 오늘까지도 이어져오고 있다. 이들의 이야기를 끝까지 ’보라.’ 당신의 이야기를 ‘보라.’
*관객기자단[인디즈]_임다연
연출의도
[보라보라]는 톨게이트 요금 수납원들의 직접 고용 투쟁을 기록한 다큐멘터리다. 1,000시간이 넘는 촬영 분량을 압축한 이 작품은 학생과 조합원들이 반년 동안 합심하여 만들어 낸 연대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폭염과 태풍이 휩쓴 고공농성장 위에서, 경찰에 의해 봉쇄된 김천 도로공사 본사 농성장 안에서 투쟁 현장의 노동자들이 직접 카메라를 들고, 연출자와 촬영자로 참여하였다. '보라보라'는 톨게이트 해고 노동자들이 만든 율동패 이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