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없다. 아무도 이들을 책임지지 않았다. 만 18세. 이 나이가 되면 보호소에 있던 아이들은 보호 종료가 되어버린다. 고등학교 졸업식 보호 종료가 된 건우(19) 와 마리아(19) 가 서 있다. 그리고 그 둘 사이에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아기도 함께. 그런데 마리아가 졸음이 쏟아진 사이, 아기가 사라진다.
둘은 고민한다. 아이를 찾으러 갈지 말지.
Review 딸을 잃어버렸다. 그런데, 찾고 싶지 않다. 갓난아기를 키우는 마리아(오우리)와 건우(김성곤)는 얼마 전 고등학교 졸업식을 마쳤다. 그리고 동시에 보호 종료 아동이 되어 사회로 내던져졌다. 건우는 밤낮으로 일하고 마리아 역시 아기를 돌보며 일자리를 찾아다니지만, 부부의 삶은 쉽지 않고 가족을 유지하는 것은 더더욱 고되다. 그러던 어느 날, 마리아가 잠깐 벤치에 앉아 졸던 사이 유모차에 있던 아이가 사라진다. 마리아와 건우는 미친 듯이 아이를 찾아다니지만 아이는 흔적조차 없이 사라졌다. 경찰서에 신고하고 집에 돌아온 둘은 방 안에 나란히 앉아 담배를 핀다. 마리아는 아주 오랜만에, 마치 처음처럼 숙면을 취한다. <우린 동산에서 왔어>는 보호종료 아동들의 위태로운 삶을 그린 영화다. 어른이 되기 위한 시간을 제대로 가지지 못한 채 사회로 내몰린 아이들은 어른도 아이도 아닌 채로 사회를 살아 나간다. 땀방울로 창백해진 마리아와 건우의 얼굴이 마음에 진한 자국을 남긴다.
*관객기자단[인디즈]_안민정
연출의도
‘보호 종료’가 된 아이들은 어른이 되기 위한 시간도 제대로 가져보지 못하고 세상이 붙여준 ‘어른’이라는 이름을 가진 채, 이방인처럼 삶을 살아낸다. 차가운 사회에서 여물지 않은 어린 삶은 위태롭기만 하고, 하루가 다르게 그들의 숨은 휘발되어 간다. 아이들이 사라지지 않고 살아지게 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