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의 복지시설에서 합숙 생활을 하는 주인공 성아는 고해성사를 한 뒤 보속(고해를 한 후 신부가 내려 주는 속죄를 위한 실천적인 과제)을 받는다. 그녀는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보속을 행하려고 하지만, 뜻대로 잘 풀리지 않는다.
Review '보속'은 가톨릭에서 고해성사 이후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는 의미에서 행하는 속죄 행위를 뜻한다. 성아는 누군가의 지갑을 주웠지만, 돌려주지 않은 죄로 기도와 이틀 이상의 봉사를 하라는 보속을 받는다. 그러나 좋은 일을 하려는 성아의 마음은 뜻대로 풀리지 않는다. 화장실 청소를 할 때에는 남자 신도들이 불편하다 항의하고, 밥을 사려고 할 때에는 잔고가 부족하여 결국 다른 사람이 결제한다. 함께 지내는 재활원 신도들은 노력하는 성아에게 결국 불편하다 화를 낸다. 보속을 위해 했던 행동들이 주변 사람을 나쁜 사람으로 만들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성아는 결국 재활원을 나간다. 죄를 덜어내려 할수록 죄가 쌓이던 성아의 마지막 보속은 결국 죽음이다. 자신의 존재가 죄가 되어버리자 존재를 없애는 것으로 속죄를 행한 것이다. 과연 죄가 덜어지거나 사라질 수 있는 질량을 가진 존재일까. 그렇다면 과연 죄를 덜어내어 없애는 게 가능한 것일까. 영화의 좁은 화면비와 흑백의 장면들은 가라 앉은 분위기로 이러한 질문을 꾸준하게 끌고 간다.
*관객기자단[인디즈]_임다연
연출의도
우리의 죄는 과연 쉽게 무화될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다면 죄의 질량은 어떻게 계속 변화하며 보존되는 것일까요? 우리를 나쁜 사람으로 만드는 그녀가 나쁜 것일까요, 아니면 그녀를 힘들게 한 우리가 나쁜 사람인 것일까요? 죄를 규정하는 것들에 대해, 그것들을 새롭게 바라보기 위한 여러 질문들을 던져보고 싶었습니다.
영화제 상영 및 수상작
제47회 서울독립영화제 - 단편대상(2021)
제7회 충무로영화제-감독주간(2022)
제13회 부산평화영화제(2022)
제1회 중국롤링단편영화제(2022)
감독작품경력
[보속](2021)
[레터](2020)
[오늘, 우리 2](2020)
[낙과](2019)
[별이 빛나는 밤에](2015)